정치·사회기본소득제 도입,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1. 기본소득제란 무엇인가? - 개념과 역사

기본소득제(Universal Basic Income, UBI)는 모든 시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사회보장 제도입니다. 소득이나 자산,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되는 것이 특징이죠. 😊

이 개념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6세기 영국의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18세기 토마스 페인의 '토지 정의'에서도 유사한 개념이 제안되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기본소득 논의는 1960년대부터 본격화되었으며,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제의 핵심 원칙

• 보편성: 모든 시민에게 지급
• 무조건성: 노동 여부나 의무 없이 지급
• 개별성: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지급
• 정기성: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으로 지급
• 현금성: 현금이나 이에 준하는 형태로 지급

기본소득제는 기존의 선별적 복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입니다. 복잡한 자격 심사나 행정 비용을 줄이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함으로써 창의적인 활동과 자기계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2. 국내외 기본소득제 도입 사례와 효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본소득 실험이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입니다. 각 국가와 지역별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해외 기본소득 실험 사례

• 핀란드(2017-2018): 2,000명의 실업자를 대상으로 월 560유로를 지급한 실험. 참가자들의 행복도와 건강 상태가 향상되었으나, 고용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 캐나다 온타리오(2017-2018): 4,000명을 대상으로 최대 연간 16,989캐나다달러를 지급했으나, 정권 교체로 중단되었습니다.
• 케냐: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12년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장기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중간 결과에서는 영양 상태 개선, 창업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 알래스카: 1982년부터 '영구기금 배당금'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주민에게 매년 1,000~2,000달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빈곤율 감소 효과가 있었습니다.

국내 기본소득 관련 정책

한국에서는 아직 전국적인 기본소득제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1년간 총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
• 성남시 청년배당: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지급(경기도 청년기본소득과 통합 운영)
• 제주도 청년주도성 지원금: 만 19~34세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

이러한 실험들은 완전한 기본소득이라기보다는 '부분 기본소득' 또는 '범주형 기본소득'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기본소득의 효과를 부분적으로나마 검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3. 기본소득제에 대한 찬반 논쟁과 쟁점

기본소득제는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관점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제도에 대한 주요 찬반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소득제 찬성 의견

1. 빈곤 해소와 불평등 완화: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함으로써 절대적 빈곤을 해소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2. 자동화 시대의 대응: 4차 산업혁명과 AI 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소득 보장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행정 비용 절감: 복잡한 자격 심사 없이 모든 시민에게 지급함으로써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창의성과 자기계발 촉진: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면 더 창의적인 일이나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5. 내수 진작: 소비 여력이 늘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제 반대 의견

1. 재정 부담: 모든 국민에게 충분한 금액을 지급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합니다.
2. 근로 의욕 저하: 일하지 않아도 소득이 보장되면 노동 의욕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3. 인플레이션 유발: 통화량 증가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4. 효율성 문제: 부유층에게도 똑같이 지급하는 것은 재원의 효율적 사용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5. 이민 압력 증가: 기본소득이 높은 국가로 이민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심 쟁점

기본소득 도입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재원 마련'과 '지급 금액의 적정성'입니다. 한국의 경우,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86조원이 필요한데, 이는 2023년 기준 국가 예산(약 639조원)의 29%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 기존 복지제도 통폐합 및 재조정
• 세제 개편(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인상 등)
• 토지세, 탄소세 등 새로운 세원 발굴
• 데이터세, 로봇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세금 도입

현실적으로 완전한 형태의 기본소득을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계적 도입이나 부분적 기본소득 형태로 시작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

4. 최근 정치권의 기본소득제 관련 이슈와 전망

최근 국내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경험이 기본소득 논의를 더욱 활성화시켰습니다.

최근 이슈: 청년기본소득 확대 논의

최근 국회에서는 청년 실업과 사회 진입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년기본소득' 확대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만 19~29세 청년에게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2년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여야 간 열띤 토론이 진행 중입니다.

여당은 "청년의 자립과 사회 진입을 돕고 내수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재정 건전성을 해치고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당별 기본소득 관련 입장

국제적 흐름과 한국의 방향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2020년 '최소생활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부분적 기본소득을 도입했고, 독일에서는 기본소득 실험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죠.

한국의 경우, 당장 전면적인 기본소득 도입보다는 청년, 노인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범주형 기본소득'이나 농민기본소득 등 '부문별 기본소득'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이 현실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의 미래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새로운 사회계약의 형태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자동화와 AI 발전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플랫폼 경제의 확산으로 불안정 노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하나의 대안으로 계속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본소득의 구체적인 형태와 규모,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더 많은 실험과 연구, 그리고 건설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여러분은 기본소득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